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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0/25(화)
엄마아빠가 없어요!!  
"[엄마 아빠가 없어요]<上>누가 이들을 버렸나"

[동아일보]

두 살 터울의 자매인 수민(가명·9) 수진(가명·7)이는 석 달 전 서울 관악구의 한 보육시설에 함께 맡겨졌다.

엄마는 집을 나가 2년째 소식이 없다. 공사판 막일을 하는 아빠는 술에 취해 욕을 퍼붓고 아이들을 때리는 일이 잦았다. 보다 못한 동네 주민들의 신고로 수민이 자매는 복지시설에 오게 됐다.

누가 동생을 때릴까봐 항상 동생 손을 꼭 잡고 다니는 수민이는 “아빠가 무서워 집에 가기는 싫지만 엄마가 보고 싶다”면서 울먹였다.

▽빈곤, 가족 해체, 그리고 버려지는 아이들=최근 몇 년 새 두드러진 현상 가운데 하나는 사회 양극화에 따른 빈곤과 실직, ‘가족 해체’로 버려지는 아이가 크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진아(가명·10·여)도 그 가운데 한 명이다. 회사원이던 아빠는 외환위기 때 정리해고됐다. 이후 비디오가게 등 여러 가지 조그만 사업을 했으나 줄줄이 실패했다. 빚 독촉에 시달리다 자주 부부싸움을 벌였고 결국 이혼했다. 진아는 일단 3개월가량 임시로 맡아 주는 서울 강남구 수서동의 서울시립 아동복지센터에 있지만 다음 달에는 보육시설 어딘가로 보내질 예정이다.

아동복지센터 인준경 보호팀장은 “일단 아이들이 보육원에 들어가면 이들을 다시 찾아가는 부모는 찾아보기 힘들다”면서 “아이들도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빗나가 가출하거나 청소년 보호시설을 전전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여성가족부 통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6월까지 각종 아동보호시설에 맡겨진 아이는 4706명. 이 가운데 부모의 실직과 이에 따른 빈곤, 부모 학대 등의 이유로 맡겨진 아이가 전체의 55%인 2608명이다. 또 미혼모가 아이를 낳고도 감당하지 못해 맡긴 경우가 1388명으로 29%다. 나머지는 아이들의 비행, 가출, 부랑 때문에 또는 길이나 집을 잃어 복지시설에 수용됐다.

신용회복위원회가 올해 7월 전국 신용불량자 148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에서도 응답자의 83.8%가 신용불량자가 된 이후 “가족 불화, 이혼, 별거 등을 경험했다”고 대답했다. 경제 문제가 가족 해체로 이어지고 죄 없는 아이들에게까지 불똥이 튀는 셈이다.

▽중증 장애 아이는 더 서러워=서울 강남구 세곡동 서울시립 아동병원. 정신박약에 신체장애까지 겹친 복합 중증 장애인인 경수(가명·13)는 이곳에 5년째 있다. 꼼짝을 못하기 때문에 하루 종일 침대에 누워 지낸다. 재활 치료는 꿈도 못 꾸고 사망할 때까지 병원에서 이대로 지내야 한다. 간호사와 보모가 대소변을 받아 준다.

그래도 경수는 그나마 나은 편이다. 인구 1000만 명인 서울시에 갈 곳 없는 중증 장애인을 맡아 주는 공공시설이라고는 220명 남짓을 수용할 수 있는 시립아동병원 한 곳밖에 없다. 항상 입원 대기자들이 줄을 서 있지만 누군가 나가 빈자리가 생겨야 들어올 수 있다.

김은중 원무팀장은 “웬만한 부자가 아니면 중증 장애아를 평생 돌보기 어렵다”면서 “이곳에 입원하지 못하는 중증 장애아들은 미인가 복지시설에 수용되거나 치료를 받지 못한 채 집안에 방치되고 있다”고 말했다.

▽어떻게든 가정과 비슷한 곳으로 가야=버려진 아이들이 정상적으로 자라기 위해서는 집단 보육시설보다는 가정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으로 가는 게 좋다.

선진국에서는 입양이나 친인척 또는 이웃 주민이 아이를 맡는 가정위탁보호, 서너 가정이 한 아이를 함께 돌보는 자활꿈터(그룹 홈) 제도 등이 비교적 발달해 있다.

중앙대 김성천 아동복지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혈연의식 때문에 남의 아이를 돌보는 제도가 정착되지 않는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다”면서 “몇 십 년 전에는 선진국도 우리와 사정이 비슷했지만 정부가 적극적으로 예산을 지원하고, 사회적 인식을 바꾸기 위해 노력한 결과 집단 보육시설의 역할 비중이 많이 낮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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